맛의 탐구/그날적는 맛집일기

[신메뉴 리뷰] 버거킹 플랜트 와퍼 - 대체육?

기계실험동 2021. 3. 3. 23:01

어쩌다보니 저녁을 버거킹을 먹게 되었다.

 

유튜브 인싸들은 다 먹어본다는 논란의 버거킹 신메뉴, 대체육 메뉴인 버거킹 플랜트와퍼를 먹어보기로 했다.

 

버거킹 플러스친구 카톡친추를 하면 무료 세트업그레이드를 해주며, 가격은 5900원. 

 

단품가격은 5900원이고 세트는 7900원이라고 한다. 난 단품에서 세트 업그레이드로 5900원에 당연히 먹었다.

 

 

세트 구성. 콜라는 스프라이트로 바꿨다.

 

인증샷올리고 이벤트는 귀찮아서 참여안할 것 같다.

 

난 케첩을 못먹으므로 마이너스 거시기를 해서 빨간 색연필로 그어진 와퍼봉지를 받았다.

 

크기는 일반 와퍼와 같은 사이즈. 플랜트 와퍼주니어가 있는지 모르겠는데(없는것같다) 있다면 그게 나을 것 같다. 이유는 조금있다가 설명하겠음.

 

슬쩍 들어보았다.

 

내가 먹을 놈이기 때문에 헤집어놓고 그렇겐 못하겠다. 블로그를 위한 식사보다는 맛있는 식사를 위한 블로그가 되었으면 해서... 하지만 조회수가 몇천대가 되는날엔 나도 눈이 뒤집혀 먹으라는 밥은 안먹고 다 헤집어서 이것저것 찍고있을지도 모르지.

 

구성은 대체육 패티, 생양파, 양상추, 토마토, 약간의 마요, 피클로 일반 와퍼와 동일하다. 고기만 빼고.

 

 

역시나 몇입 뜯어먹고 또 찍었다.

 

먹었을 때 처음 드는 생각은 Falafel이 떠올랐다. Falafel은 병아리콩같은걸 갈아서 뭉쳐서 튀기거나 오븐에 구워먹는 중동음식이다. 한국에서는 파는걸 본적이 없는데, 미국이나 유럽의 mediterranean food집에 가면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Falafel사진 from: https://downshiftology.com/recipes/falafel/

 

중동친구들은 종교때문에 흔히먹는 고기들을 못먹는경우가 있는데, 그런것때문인지 이런걸 먹는것같았다.

Falafel을 케밥집에서 두어번 먹어봤었고, tzaziki sauce등을 곁들여 먹으면 먹을만은 하지만 난 늘 거기서 양고기를 고른다... 

 

이 친구의 맛은 딱 봐도 알겠지만 매우 퍼석하고, 찰기가 없어서 콩을 갈았을때의 그 알갱이 질감이 입에서 알알이 놀고, 고소하긴 하지만 딱히 육식이 아니라는것외에는 이점이 없는 느낌이다.

 

가끔 신기한건 그래도 생각이 난다는거다. 내가 큐민을 좋아하기 때문인것 같은데...

 

와퍼고기와 대체육패티를 뜯어서 비교해보았다.

이 친구도 마찬가지로 퍼석했다. Falafel보다는 수분기가 더 있었지만 여전히 푸석한 느낌이고, 콩고기의 누리한 맛이 다소 나는 편이었다. 

 

같이 먹으러 온 형은 몬스터와퍼를 먹었는데, 패티를 조금씩 뜯어 비교를 해봤더니 저렇네. 대체육이 간을 맞추기위해 색이 확실히 좀 더 나있는 느낌이다.

 

비교해가며 고기를 먹어본 결과, 확실한 차이는 '우지방' 인것 같았다. 소고기패티는 소고기 지방이 가져오는 고소함과, 그리고 지방이 녹아 흘러나오는 육즙이 촉촉함을 더해주는데, 이는 대체육패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 외에는 그래도 놀라운점은 상당히 고기의 질감과 맛을 흉내내는데에는 성공을 많이 한 것 같았다. 탄력은 잘게 다져서 잘못익혀 오버쿡한 너비아니정도의 느낌이었다. 오버쿡한 너비아니도 고기는 고기니까...

 

간은 고기에서 느껴지는 소금, 후추의 간보다 더 나아가 falafel처럼 다른 향신료들이 더 추가된 느낌이었다. 불맛은 약하게 느껴졌으나 첨가제 만으로 불맛 컨트롤하는게 아니면 지점마다 편차가 있을꺼라 이런건 패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 식물성은 아니고, 소고기랑 같이 굽는...

 

먹고 스프라이트 한번 싹 갈기고나니 트름이 올라왔는데, 트름에서 계란을 넣었구나, 를 깨달았다. 흠.....

 

소고기와 같이 굽는데다가 일반 소고기패티와 조리된다면, 이슬람친구들도 먹기 힘들것 같고... (이슬람소비자들도 전세계적으로따지만 1/3정돈 되지 않을까...?)

 

굳이? 라는 question mark가 지속적으로 대두되긴 한다. 환경을 생각하고 동물들을 생각해서가 아닌 일반소비자라면 선택을 할 이유가 없는 느낌이다. 속세가 그리운 스님이라면 포장해 갈 것 같다.

 

 

한 가지 괜찮았던 점은 버거를 먹고 속이 아주 편하다는 점이었다. 이 부분은 꽤 강조해서 이야기하고싶다.

 

최근 몸이 좋지않아 항생제처방으로 위가 쭉 좋지않았는데, 소고기 버거를 먹고난 이후의 그런 더부룩함이랄지 이런 부분은 없이 속이 굉장히 편했다.

 

이 부분은 굉장히 플러스고, 속이 엄청 안좋은데 동료들과의 식사로 어쩔수없이 버거킹을 가게될 경우에는 선택할 만 할 것 같다. 그럴땐 정말로 내돈주고 정가로 사먹을 것 같다. 물론 이런경우는 주니어 메뉴를 선택하고 싶을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3주전쯤 먹었던 롯데리아의 신메뉴, 대체육버거인 스위트어썸버거와 비교하면,

패티만 놓고봤을땐 롯데리아의 압승이라고 칭찬하고싶다. 훨씬 두꺼운 패티를 가지면서 콩 대체육 특유의 누린내라던지가 전혀 없었다.

 

다만 버거의 구성이 스위트어썸버거는 마요/양상추로 끝이었다면, 플랜트와퍼는 생양파, 토마토, 양상추라는 야채사기조합을 그대로 지키고 있기때문에... 고기를 먹지않는다, 야채의 산뜻함을 즐긴다 라는 포인트에서는 사실 플랜트와퍼구성이 훨씬 괜찮다.

 

둘이 제휴해서 롯데리아에서 패티를 팔고, 그걸로 와퍼를 만들고 가격은 2-3천원정도 내리면 사먹지 않을까?

근데 어차피 4천원짜리 고기햄버거메뉴가 있어서 안먹을듯.

 

 

버거킹, 롯데리아등 버거체인에서 이윤을 떠나서 그래도 의미있는 시도를 하고있어서 응원해주고싶고, 재밌었던 경험이었다. 마치 맥도날드의 휘시휠레처럼, 조그맣게 사이드로는 유지해주는건 어떨까하는 약간의 바람이 있다.

 

속 안좋을때도 햄버거 잘 먹게.